성범죄 무죄판결과 무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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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없음 처분, 무죄 판결과 무고죄
사례 1. 남성 택시기사 A가 여성 승객 B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탔던 B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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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남성 택시기사 A가 여성 승객 B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만취한 상태로 택시에 탔던 B가 목적지에 도착한 후
갑자기 A의 입술에 입을 맞춰 추행했다는 것이다.
B는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블랙박스나 CCTV 등의 물증은 없었다.
A는 B에게
“내가 이번 일로 고소장을 작성하면서 발생한 비용과 정신과 진료비 등을 변상하라.”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검사실에서 진료기록부나 병원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하자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A는 얼마 전에도 만취한 남성 승객을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하여
합의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주임검사였던 필자는 A가 연달아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나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의 여성과 남성 모두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점,
A가 B에게 정신과 진료비를 변상하라고 요구했으나
사실 병원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A의 주장만으로 B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B에 대하여 혐의없음 처분하였다.
사례 2. 여성 C가 만취한 남성 D를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했다.
밤에 귀가하는데 만취한 D가 땅바닥에 누워있기에 자신이 흔들어 깨우자
D가 일어나 갑자기 자신을 만졌다는 것이다.
D는 만취하여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주임검사였던 필자가 C의 진술에 여러 가지 석연찮은 부분이 있어
C의 고소·신고 전력을 확인해보니 C는 D 이전에
이미 3명의 남성을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하여 합의금을 받고 고소를 취소한 전력이 있었다.
D를 포함한 4명의 남성은 모두 만취한 상태였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신고자는 동종 고소·신고 전력이 여러 번 있다면 신고자의 말만 믿어 기소하거나
유죄 판결을 내리기는 곤란한 면이 있다.
이 경우 검사가 혐의없음 처분하거나 판사가 무죄를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위 사건에서 A와 C가 실제로 상대방으로부터 추행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
A와 C가 고소 또는 신고한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한다고 하여
그것이 바로 A와 C가 무고라는 증거는 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최근 2019. 7. 14. 선고된 대법원 판결의 취지이다.
즉 성폭력 혐의에 대하여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하여
애초 고소 및 신고자를 무고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 판결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성폭력 사건뿐 아니라 모든 형사 고소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 또는 무죄 선고가 났다고 하여
검사가 바로 고소인을 무고 혐의로 기소하지는 않는다.
위 판결에 대하여 많은 여성들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고 많은 남성들은 비판했다.
그러나 남성과 여성의 대결 구도로 갈 이유는 없을 것이다.
성폭력 혐의로 남성이 남성을 고소하는 경우도 많고, 남성이 여성을 고소하는 경우도 많으며,
여성이 여성을 고소하는 경우도 많다.
성별을 떠나 누구든지 억울한 고소를 당하지 않아야 하고,
누구든지 피해를 입었음에도 도리어 무고죄로 처벌받지 않아야 한다.
그 엄정한 판단은 1차적으로 수사기관의 몫이다.
진술만을 믿을 것이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만한 풍부한 자료를 수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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